지우개 가루로 완성한 예술 작품, 지워진 드 쿠닝 드로잉
이 작품은 유명 화가의 그림을 사온 뒤 전부 지워버려 탄생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예술의 정의를 뒤흔든 파격적인 개념 미술입니다.
1953년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추상표현주의 거장 빌렘 드 쿠닝의 그림을 직접 얻어와 공들여 지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창조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통념을 깨고, 지우는 행위 자체를 새로운 예술적 과정으로 치환한 것입니다. 연인 사이였던 재스퍼 존스가 여기에 금색 액자를 더하고 르네상스 시대의 기록 방식을 흉내 낸 문구를 붙이면서 이 역설적인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현재 이 액자 속에는 드 쿠닝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어, 파괴가 곧 창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