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피하려던 방들이 오히려 죽음의 통로가 된 비극
에드거 앨런 포의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치명적인 전염병을 피하려 폐쇄된 성에 숨어들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곳에서 죽음의 정체를 마주하게 된다. 화려한 가면무도회는 결국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죽음의 형상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다.
주인공 프로스페로 왕자는 일곱 가지 색으로 꾸며진 방에 귀족들을 가두고 외부와 단절했지만, 죽음은 인간이 만든 어떤 견고한 벽도 비웃듯 침입해 들어옵니다. 파티가 절정에 달했을 때 나타난 의문의 손님은 가면을 쓴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죽음의 실체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이 아무리 부와 권력으로 죽음을 격리하려 해도 결국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섬뜩하게 묘사합니다. 화려한 색채의 방들이 사실은 죽음으로 가는 동선이었다는 설정은 읽는 이에게 깊은 전율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