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맛을 결정짓는 것은 혀가 아닌 코와 기억이다
와인을 맛볼 때 우리가 느끼는 풍미의 80퍼센트 이상은 혀가 아닌 후각에서 옵니다. 맛의 표현은 각자의 고유한 경험에 기반하기 때문에 전문가마다 같은 와인을 두고도 전혀 다른 맛을 묘사하곤 합니다.
와인 잔을 흔들어 향을 맡는 행동은 사실 와인의 휘발성 분자를 공기 중으로 퍼뜨려 뇌가 향을 더 잘 인식하게 돕는 아주 과학적인 과정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느끼는 맛이 과거에 경험했던 특정 과일이나 꽃, 음식의 기억과 결합되어 표현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와인 전문가가 말하는 체리나 가죽 향은 객관적 사실이라기보다 그 사람의 감각적인 기억이 빚어낸 해석에 가깝습니다. 결국 와인을 마시는 것은 단순히 음료를 즐기는 일을 넘어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탐험하는 과정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