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 능력을 잃어버린 남자의 고통스러운 기억력
기억력은 축복일까. 아르헨티나의 작가 보르헤스가 쓴 단편 속 주인공 푸네스는 사소한 나뭇잎의 잎맥까지 모두 기억하는 완벽한 기억력을 가졌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사고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모든 것을 잊지 못한다는 것은 과거에 매몰되어 현재를 살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주인공 푸네스는 너무나 많은 정보를 기억하느라 일반적인 인간이 하는 추상화나 일반화의 과정을 거치지 못합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세부 사항을 일일이 기억하느라 오히려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고를 할 수 없게 된 것이죠. 망각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정신적 보호막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적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