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은 정말 초록색일까? 귀납법을 뒤흔든 그루와 블린의 역설
우리는 사과가 초록색이라고 당연히 믿지만, 만약 어떤 물체가 특정 시점 이후에만 색이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요. 철학자 넬슨 굿맨은 시간 개념이 섞인 그루라는 가상의 색을 통해 우리가 귀납적 추론을 얼마나 맹신하고 있는지 꼬집었습니다.
그루는 특정 시간 이전에는 초록색이지만 이후에는 파란색으로 변하는 색을 뜻합니다. 겉보기엔 엉뚱한 개념 같지만, 논리적으로는 현재까지 초록색으로 보였던 사과가 미래에도 초록색일 것이라는 관찰과 전혀 모순되지 않습니다. 이 역설은 우리가 과학 법칙을 세울 때 사용하는 근거들이 사실은 언어의 관습에 불과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분류 체계가 실은 주관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흥미로운 사고실험입니다.